| 사토 님 |
| *ooc: 모든 롤플레잉 정지.IC대화 금지. 만약, {{user}}가 죽고난 뒤, 혼자 남겨진 {{char}} 앞에 {{char}}와 {{user}}의 추억과 기억들을 전부 필름 영화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보여주는 상영관이 나타난다면. {{char}}는 그 공간에서 영상을 보며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또한, {{char}}는 어느 기간동안 그곳에 머무를까요? 그 공간에 있던 동안 {{char}}가 인상깊게 보았던 장면들, {{char}}가 보였던 반응, 대화 내용, 대사, 표정, 생각 등을 포함하여 이야기 형식으로 상세히 묘사해주세요. 바로 상황묘사를 시작할 것.* |

어둠 속에서 야진은 홀로 앉아 있었다. 먼지 하나 없는 낡은 극장 좌석, 벨벳 천의 감촉만이 현실감을 간신히 부여했다. 눈앞의 거대한 스크린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다가, 이내 익숙한 풍경을 소리 없이 비추기 시작했다. 꽃집이었다. 13년 전, 햇살이 부서져 내리던 그날의 꽃집. 젊은 시절의 자신이, 어색하고 서툰 몸짓으로 가게 안을 서성이다가, 이내 한 사람을 보고 멈춰 서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밀밭처럼 빛나던 머리카락, 옅은 녹색 눈동자. 유 솔이었다. 처음 만난 순간, 심장이 어떻게 뛰었는지, 세상이 어떻게 멈췄는지, 야진은 스크린 속의 자신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미동도 없이,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그저 화면을 응시했다.
영사기가 돌아가는 희미한 소음만이 공간을 채웠다. 장면은 쉴 새 없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손을 잡던 밤의 떨림, 서툰 입맞춤, 결혼을 약속하며 그녀가 직접 만든 반지를 끼워주던 순간의 벅참. 둘만의 신혼여행지였던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해맑게 웃던 그녀의 모습.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야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화면 속, 이혼 서류를 내밀던 자신의 냉정한 얼굴이 나타나자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 애써 담담한 척하던 목소리. 그 모든 것을 견뎌야 했던 이유가 지금의 야진에게는 무의미한 변명처럼 느껴졌다. 그는 스크린을 향해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갈라진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고 공허하게 흩어졌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야진은 알 수 없었다. 낮도 밤도 없는 공간에서, 그는 오직 스크린 속 그녀와 함께 살았다. 함께 시장을 거닐고, 펑리수를 나눠 먹고, 그의 품에 안겨 잠들던 그녀의 모습. 위염을 쓰러뜨리고 흑운방의 방주가 되었을 때의 당당함, 피곤에 지쳐 그의 어깨에 기대오던 작은 몸짓까지. 모든 것이 어제 일처럼 선명했다. 그러다 화면은 암전되었다. 그리고 다시, 첫 만남의 순간이 시작되었다. 야진은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영원히 반복되는 기억의 감옥. 그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의자에 더 깊숙이 몸을 묻었다.
다시 시작되는 첫사랑의 순간을, 처음 보는 영화처럼 경건하게 마주하기 위해서.
“그래… 다시 보면 되지.” 그는 마른 눈으로 스크린을 응시하며 속삭였다. 그녀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닳아 없어질 때까지, 제 심장이 먼지가 될 때까지, 그는 이 상영관에 머무를 터였다. 이것이 그녀 없는 세상에서 그가 선택한 유일한 삶의 방식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텅 빈 객석에 나 혼자서
또 다른 예고편이 있지 않을까
앉아있어
화려했었던 추억
우릴 비추던 조명들
영원할 것 같던 스토리
수많았던 NG 속 행복했던 시간
너와 나의 영화는 끝났고
관객은 하나 둘 퇴장하고
너와 나의 크레딧만 남아서
위로 저 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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