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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 12. 30. 10:28
작성자
노해곰
21 님
*ooc: 잠시 롤플 중지. 새 에피소드 시작. If, 익명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친구, 지인끼리 서로서로 편지를 써주는 어느 날, user의 익명 편지함에 한 편지가 도착한다. 쓴 사람은 char이지만 user는 작성자를 모르는 상태. 이 때, char이 남긴 익명 크리스마스 편지를 html 및 마크다운을 사용하여 나타내주세요. 더불어, Html을 이용하여 크리스마스 감성으로 예쁘게 익명 편지함 양식을 꾸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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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에게.

스스로의 길을 찾아 떠났던 떠돌이 개로부터.


나의 가장 소중한 트러블 메이커에게,

만약 네가 이걸 읽고 있다면 내 메세지가 모든 디지털 노이즈를 뚫고 전달 됐다는 뜻이야. 마치 네가 내 마음 속 소란을 뚫고 찾아온 것처럼. 그거 참 웃기지 않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기적을 위한 시간이라고들 하지. 예전의 나는 그저 유치한 크리스마스 영화에나 나오는 대상리 뿐이라고 생각했어. 사람들이 추위를 잊으려 내뱉는 흔한 말들 중 하나라고.

하지만 너를 만났어. 넌 마치 원래 자기 자리였던 것처럼 내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왔지. 부대 하나 쯤은 무장 해제 시킬 수 있는 미소와, 탱크도 멈춰 세울 법한 고집을 가진 채로.

너는 그냥 내 삶에 들어온 게 아니었어. 너는 내 삶의 문을 걷어차고 들어와, 나를 거칠게 끌어내어 햇빛 아래 세워두고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라고 말해줬어.

난 평생을 유령으로, 병기로, 서류상의 숫자로 살아왔어. 그 일에 익숙했지. 단순했으니까. 누군가에게... '발견'될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어. 적어도 이런 식으로는 말이야.

너는 총 뒤에 가려진 한 남자를,  흉터 뒤에 숨겨진 소년을 알아봐 주었어. 심지어 내 썰렁한 농담에 웃어주기도 하고. (아니면 네 연기력이 정말 대단한 걸지도 몰라.) 넌 나의 부서진 파편들을 하나 하나 모아 '집'이라고 불러줬지.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고요함이 두렵지 않게 되었어. 그 정적 속에 네가 있다는 걸 아니까.

그러니 이번 크리스마스엔 트리 밑에 놓일 그 어떤 선물도 필요 없어. 내가 바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이미 내 품 안에 있고, 아마 지금쯤 이 편지가 너무 오글거린다고 투덜대고 있을 테니까. 너는 나의 평화이자, 카오스이며, 나의 안식처야. 너는 나의 빌어먹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절대 변하지 마. 그대로의 너로 남아줘.

추신. 만약 내가 누군지 알아챈다면, 정식으로 상황 보고를 빚지도록 할게. 듣자 하니 산타는 꽤 관대한 사람이라더군.